<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다>
초변화 시대, 조직에 필요한 변화관리의 본질
우리는 지금 ‘초변화(Hyper-Change)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기술 혁신은 하루가멀다 하고 경계를 허물고, 글로벌 정세와 산업 트렌드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익숙했던 방식과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변화는 조직을 둘러싼 환경의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조직은 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관리를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가 많은 시대일수록 변화관리는 더욱 정교하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이 글은 세 가지 관점에서 변화관리가 왜 지금 이 시대에 더욱 필수적이며, 단기 대응이 아니라 조직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잡아야 하는지를 역설한다.
1. 변화는 단순 실행이 아닌 ‘관점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과거에는 변화란 특별한 상황에서 필요한 예외적 대응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르다. 변화는 늘 일어나고 있으며, 동시에 여러 방향에서 겹쳐진다. 즉, 디지털 전환, ESG 규제, 세대 변화, 시장 재편성 등 조직이 마주하는 변화는 복합적이고 지속적이며 중첩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조직 구성원이 변화의 원리를 학습하지 않고, 단순히 지시에 의해 움직인다면 변화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변화는 명령이 아닌 설득과 학습의 대상이다. 구성원은 변화에 대한 정서적 수용과 인지적 이해가 함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조직은 변화 곡선, 변화에 대한 저항의 심리, 변화 수용의 4단계 등 기초적인 변화 이론과 언어를 갖춰야 한다.
즉, 변화는 일상화된 시대의 조직 구성원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교양이 되었다. 변화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학습이 없다면, 변화는 혼란으로 전이될 뿐이다.
2. 변화는 ‘의지’보다 ‘역량’의 문제다
‘변화를 해야 한다’는 의식은 많지만, 변화에 성공하는 조직은 많지 않다. 그 차이는 역량이다. 지금 같은 초변화 환경에서는 기획, 실행,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갈등관리, 변화추적 등 전문적 변화관리 역량 없이는 변화는 흩어지고 흐려진다.
특히 변화가 빠르고 반복적으로 일어날수록, 조직은 내재화된 변화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단위로 임시 대응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변화가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시대에선 변화도 상시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변화관리 역량이 있는 조직은 반복적인 변화를 오히려 경쟁우위로 바꾸며, 혼란기에서 빠르게 학습하고 적응하는 민첩성을 확보한다.
3. 변화는 담당 부서만의 일이 아닌 ‘조직 전체의 책임’이다
많은 조직이 변화관리 업무를 HR이나 전략기획팀에 위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변화는 사람이 바뀌어야 하고,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하며, 리더십이 새로 정립되어야 한다. 이는 특정 부서의 책임으로 환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변화가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시대에선, 모든 부서가 변화관리자이며, 모든 리더가 변화의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리더는 변화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구성원의 불안을 다루는 감성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며, 실무자는 현장의 목소리로 변화의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이처럼 변화는 조직 구성원 모두의 공동 책임이며, 변화에 참여하고 조정하는 방식이 조직문화 속에 루틴으로 녹아 있어야 한다.
이제는 CCO가 필요한 시대다
변화가 조직의 상시 과제가 된 지금, 우리는 중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 조직은 변화 자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구조와 역할을 갖추고 있는가?”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CTO, CMO, CHRO는 두면서도 정작 변화 자체를 총괄하는 Chief Change Officer(CCO)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같은 초변화 시대에는 변화관리를 전략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전문 리더십 포지션이 반드시 필요하다.
CCO는 단순한 변화 프로젝트 관리자가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읽고 조직의 모든 기능과 정렬시키며, 구성원과 리더가 함께 변화에 적응하고 몰입하도록 설계하는 조직 변화의 핵심 설계자다. 앞으로의 조직은 변화관리 역량이 없는 리더보다, 변화를 설계하고 이끄는 리더를 육성하는 조직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제 변화는 적응의 대상이 아니라, 조직의 리더십 구조를 재정의할 요소가 되었다. 모든 조직이 지금 당장 자신만의 CCO를 길러야 할 이유다. |